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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전경철 피터팬재단 후원 계좌 없는 이유

유퀴즈 전경철 피터팬재단 후원 계좌 없는 이유

유퀴즈 온 더 블럭 ·

8월 12일 밤이었어요.
유퀴즈 355회를 틀어놓고 다른 일을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손을 놓고 화면만 보고 있었거든요.
아버지가 아들 이야기를 하는데 목소리가 하나도 안 떨려서 오히려 더 먹먹했어요.
방송 끝나자마자 제가 제일 먼저 한 게 검색창에 '피터팬재단 후원'을 쳐본 거였는데, 거기서부터 이상한 게 하나 보이더라고요.

파란색 'Be a TINKERBELL' 셔츠를 입은 안경 쓴 중년 남성이 화면 중앙에 상반신까지 나와 있다.
파란색 'Be a TINKERBELL' 셔츠를 입은 안경 쓴 중년 남성이 화면 중앙에 상반신까지 나와 있다.

지금 무슨 일인지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이래요.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전경철 작가가 중증 자폐 아들과 또래 '피터팬'들이 함께 살 공동체 마을 '네버랜드'를 만들겠다고 나섰고, 8월 12일 유퀴즈 355회 방송 뒤 후원 문의가 폭증했어요.
그런데 피터팬재단 명의의 공식 후원 계좌나 재단 홈페이지 주소는 언론 보도에도, 작가 본인의 글에도 공개된 적이 없어요.
지금 검증 가능한 경로는 브런치 '응원하기', 책 『안녕, 피터팬』 구매, 8월 14일 '네버랜드 레퀴엠' 공연 참가 세 가지뿐이고 이 중 공연은 이미 끝났고요.

방송 5일이 지났는데 왜 검색이 안 줄어들까요?

보통 예능 한 회차의 화제성은 사흘이면 식어요.
근데 이건 안 식더라고요.
이유가 좀 특이한데, 이 회차를 보고 울컥한 사람들이 그다음에 한 행동이 '클립 공유'가 아니라 '어떻게 도와주지'였거든요.

정원 화단 배경의 창 앞에서 남성 2명(좌측 파란색 반팔 티셔츠 착용, 우측 흰색 셔츠와 넥타이 착용)이 마주 앉아 대화하는 장면으로 상반신까지 보인다.
정원 화단 배경의 창 앞에서 남성 2명(좌측 파란색 반팔 티셔츠 착용, 우측 흰색 셔츠와 넥타이 착용)이 마주 앉아 대화하는 장면으로 상반신까지 보인다.

355회에서 전 작가가 한 말 중에 가장 많이 인용된 건 이거였어요.
"제가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있듯 아들의 존엄을 지켜줘야 한다."
이 문장 앞뒤로 스튜디오가 조용해지는 게 화면 너머로도 느껴졌어요.

  1. 시한부 아버지가 스튜디오에 앉다 간암 말기, 기대여명 6개월 진단을 받은 상태로 카메라 앞에 선 시작 장면
  2. 27세 아들 제원 씨 이야기 첫돌 이후 자폐 진단, 발달연령은 두 살(일부 자막에는 2.3세)로 소개됐어요
  3. 냉장고에 쇠사슬을 묶었다는 고백 160kg까지 늘었던 아들 체중을 90kg까지 줄인 과정, "집에 있는 장애인들의 큰 문제는 비만"이라는 말도 함께 나왔죠
  4. "전국 1,000곳의 문을 두드렸다" 아들이 머물 시설을 찾아 헤맨 1년, "여명이 수개월 남았다는 진단서가 아무런 호소가 되지 못했다"는 대목
  5. 아들과의 첫이자 마지막 캠핑 20년 넘게 둘이 살았는데 캠핑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는 게 더 아팠어요
  6. 네버랜드 구상 공개 "상당히 무모한 일이라 접으려고 했는데 안 접힌다"는 말로 재단 이야기를 꺼낸 마지막 장면

검은색 상의의 금발 외국인 남성(좌측), 회색 재킷의 아시아계 남성(중앙, V 포즈), 파란색 셔츠의 갈색 머리 남성(우측) 3명이 스튜디오에서 나란히 서 있고 상반신까지 나온다.
검은색 상의의 금발 외국인 남성(좌측), 회색 재킷의 아시아계 남성(중앙, V 포즈), 파란색 셔츠의 갈색 머리 남성(우측) 3명이 스튜디오에서 나란히 서 있고 상반신까지 나온다.

여기까지 보고 나면 대부분 같은 생각을 해요.
그래서 내가 뭘 할 수 있는데?
저도 그랬고요.

유퀴즈 방송 화면 4분할 구성으로, 상단 좌측에 안경을 쓴 남성 1명 상반신, 상단 우측에 젊은 남성 1명 상반신이 대면하고 있으며, 중앙과 하단에 물 위의 남성, 건물 앞의 남성, 그리고 대화 장면이 배치되어 있다.
유퀴즈 방송 화면 4분할 구성으로, 상단 좌측에 안경을 쓴 남성 1명 상반신, 상단 우측에 젊은 남성 1명 상반신이 대면하고 있으며, 중앙과 하단에 물 위의 남성, 건물 앞의 남성, 그리고 대화 장면이 배치되어 있다.

전경철 작가는 3월부터 지금까지 어디를 지나온 걸까요?

이 이야기, 사실 유퀴즈가 시작이 아니었어요.
다섯 달 동안 조금씩 굴러온 건데 기사들이 각자 한 토막씩만 다뤄서 흐름이 잘 안 보이더라고요.
날짜와 숫자를 한 줄로 이어보면 이렇게 됩니다.

시점무슨 일이 있었나남은 숫자·기록
2026년 3월MBC 실화탐사대가 부자의 사연을 처음 방송유튜브 조회수 500만 회 이상, 간암 말기·기대여명 6개월 공개
3~7월카카오 브런치에 '꼭두' 필명으로 회고록 연재응원 댓글 1,900여 건, '응원하기' 후원금 약 8,000만 원
7월 25일에세이 『안녕, 피터팬』 정식 출간출판사 이야기장수, 저자 인세 전액을 재단 설립 기금으로
8월 12일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355회 방영아들과의 첫이자 마지막 캠핑, 네버랜드 구상 첫 공개
8월 14일공연 '네버랜드 레퀴엠' 개최상암 MBC 골든마우스홀, 현장 200석 5만 원 + 온라인 무료 중계, 피터팬재단 설립 선포
8월 17일 현재후원·기부 방법 관련 검색과 콘텐츠 폭증재단 명의 공식 계좌·홈페이지는 여전히 미공개

표로 보니까 딱 걸리는 게 있죠.
3월에 방송을 보고 시청자들이 직접 브런치를 찾아내 후원했고, 그 8,000만 원이 출판 계약으로 이어졌고, 그 책이 다시 재단 기금이 되는 구조예요.
대중이 밀어서 굴러간 눈덩이라는 말, 이럴 때 쓰는 거였어요.

남성 2명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프로모션 이미지로, 우측에 안경을 쓴 중년 남성의 얼굴과 상반신이 클로즈업되고 좌측에 어린 남성의 옆모습이 배치되어 있으며 배경에 바다가 보인다.
남성 2명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프로모션 이미지로, 우측에 안경을 쓴 중년 남성의 얼굴과 상반신이 클로즈업되고 좌측에 어린 남성의 옆모습이 배치되어 있으며 배경에 바다가 보인다.

아들 제원 씨 근황도 3월과는 좀 달라졌어요.
시설을 못 구해 절박했던 게 그때 이야기고, 지금은 24시간 돌봄이 가능한 곳에서 지내고 있어요.
아버지와 거리를 두며 적응하는 중이라고 하는데, 이게 유퀴즈 355회가 3월 방송과 갈리는 지점이에요.
거처를 찾은 다음의 이야기, 그러니까 아버지의 '다음 숙제'가 이번 회차의 주제였던 거죠.

중년 남성(전경철)의 얼굴이 화면 중앙에 클로즈업된 유퀴즈 방송 화면, 브라운 테두리 안경 착용, 파란 티셔츠
중년 남성(전경철)의 얼굴이 화면 중앙에 클로즈업된 유퀴즈 방송 화면, 브라운 테두리 안경 착용, 파란 티셔츠

그래서 피터팬재단 후원 계좌는 어디 있을까요?

저도 제일 먼저 계좌번호를 찾았어요.
근데 없어요.
재단 명의의 후원 계좌번호, 공식 홈페이지 주소, ARS 번호 — 이 셋 다 언론 보도에도 1차 출처(브런치 연재글, 인터뷰 기사)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건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금 인터넷에 "피터팬재단 공식 후원 계좌"라며 계좌번호를 적어둔 글이 보인다면, 출처부터 확인하세요.
화제가 큰 사연일수록 사칭이 붙기 쉽거든요 (안타깝지만 늘 그랬잖아요).

중년 남성(전경철)이 화면 중앙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인터뷰 중인 유퀴즈 방송 화면, 밝은 실내 세트
중년 남성(전경철)이 화면 중앙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인터뷰 중인 유퀴즈 방송 화면, 밝은 실내 세트

① 브런치 '응원하기'는 재단 계좌일까요?

아니에요, 정확히는 창작자 개인 후원 기능이에요.
카카오 브런치가 정식으로 운영하는 '응원하기'로, 전 작가의 필명 계정 '꼭두'에 독자가 직접 금액을 보내는 방식이죠.
3~7월 연재 기간에 이 경로로만 약 8,000만 원이 모였고, 그 돈이 출판으로 이어진 게 확인된 사실이에요.
다만 재단 법인 계좌가 아니라 작가 개인에게 가는 후원이라는 점은 알고 하시는 게 맞아요.

② 책을 사면 인세가 정말 전액 갈까요?

이건 확인됩니다.
『안녕, 피터팬』은 2026년 7월 25일 이야기장수에서 나왔고, 저자 인세 전액을 피터팬재단 설립 자금으로 쓴다는 건 출판사와 복수 매체를 통해 알려졌어요.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살 수 있고 전자책도 있습니다.
지금으로선 가장 확실하고 가장 간단한 방법이 책 한 권 사는 것이에요.

파란색 표지의 책 "안녕, 피터팬" — 중년 남성(아버지) 1명과 장성한 남성(아들) 1명이 함께 있는 가족 사진 수록
파란색 표지의 책 "안녕, 피터팬" — 중년 남성(아버지) 1명과 장성한 남성(아들) 1명이 함께 있는 가족 사진 수록

③ 8월 14일 그 공연, 다시 볼 수 있을까요?

'네버랜드 레퀴엠'은 8월 14일 금요일 오후 7시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렸어요.
부제가 '38년 만의 커튼콜'인데, 전 작가가 청년 시절 태백산맥 마당극을 무대에 올린 이력이 있거든요.
본인은 이 공연을 두고 "제 생전 장례식이지요"라고 했고요.
현장 200석은 5만 원 유료였고 MBC가 실시간 무료 온라인 중계를 진행했는데, 다시보기 제공 여부와 이후 행사 일정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어요.

파란색 셔츠의 안경 남성이 화면 중앙에 상반신까지 나와 있고, 입을 벌려 말하고 있다.
파란색 셔츠의 안경 남성이 화면 중앙에 상반신까지 나와 있고, 입을 벌려 말하고 있다.

그럼 재단은 이미 만들어진 걸까요, 아직일까요?

여기가 제일 헷갈리는 대목이에요.
8월 14일 공연에서 '피터팬재단 설립을 공식 선포'했다는 보도는 분명히 있어요.
근데 선포와 등록 완료는 다른 얘기죠.
사회복지법인 등록이 끝났는지, 부지는 어디인지, 언제 첫 삽을 뜨는지는 공개된 게 없습니다.

유퀴즈 방송 화면 3분할 구성으로, 상단에 안경을 쓴 중년 남성 1명의 얼굴이 화면 중앙에 클로즈업되어 있고, 중앙에 정원 배경에서 남성 2명(좌측 파란 티셔츠, 우측 흰색 셔츠)이 마주 앉아 있으며, 하단에 같은 남성의 다른 표정이 보인다.
유퀴즈 방송 화면 3분할 구성으로, 상단에 안경을 쓴 중년 남성 1명의 얼굴이 화면 중앙에 클로즈업되어 있고, 중앙에 정원 배경에서 남성 2명(좌측 파란 티셔츠, 우측 흰색 셔츠)이 마주 앉아 있으며, 하단에 같은 남성의 다른 표정이 보인다.

공식 계좌가 없는 이유도 아마 여기에 있어요.
법인이 정식으로 서야 법인 명의 모금 창구가 생기니까요.
그러니까 지금은 "후원 창구가 아직 안 열린 단계"라고 보는 게 정확해요.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에요.

안경을 쓴 중년 남성이 화면 중앙 좌측에 클로즈업되어 있고, 뒤로 다른 인물이 흐릿하게 보인다.
안경을 쓴 중년 남성이 화면 중앙 좌측에 클로즈업되어 있고, 뒤로 다른 인물이 흐릿하게 보인다.

우리가 지금 해줄 수 있는 건 뭘까요?

전 작가가 브런치 18화에 남긴 문장이 계속 생각나요.
"우리 아들처럼 평생 어른이 되지 않는 '피터팬'들이 살 수 있는 자립생활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 그리고 "함께 지어보자, 우리의 네버랜드."
355회에서도 비슷한 말을 했죠.
"저와 제 아들만큼 혹은 그보다 더한 사람들이 있다", "그분들은 저처럼 힘들지 말았으면 한다."

안경을 쓴 남성 1명이 화면 우측에서 상반신까지 클로즈업되어 있고, 배경에는 스튜디오 책상과 좌측 배경에 사람들 포스터가 보인다
안경을 쓴 남성 1명이 화면 우측에서 상반신까지 클로즈업되어 있고, 배경에는 스튜디오 책상과 좌측 배경에 사람들 포스터가 보인다

계좌번호 하나 못 찾은 게 허탈할 수도 있는데, 저는 오히려 이게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없는 창구를 만들어 파는 사람이 생기기 전에, 뭐가 진짜고 뭐가 아닌지 정리해두는 게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여러분은 어떤 쪽이세요.
지금 책을 사서 인세로 보태는 쪽인가요, 아니면 재단 계좌가 정식으로 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때 제대로 보내는 쪽인가요?

이 회차, 어떻게 보셨나요?

놓친 장면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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